북춤2 도구가 살이 되고 숨이 뻗어 나갈 때: 메를로퐁티의 '신체 도식'으로 읽는 한국무용 소품의 비밀 (무용을사랑합니다) 도구가 살이 되고, 숨이 뻗어 나갈 때: 메를로퐁티의 '신체 도식'으로 읽는 한국무용 소품의 확장 현상 (무용을사랑합니다) 1. 들어가며: 손끝을 넘어 우주로 뻗어 가는 살(Flesh)의 경계우리는 흔히 인간의 신체를 피부라는 물리적 경계 안에 갇힌 고립된 유기체로 상상합니다. 옷을 입고, 도구를 쥐는 순간에도 도구는 어디까지나 나와 분리된 외부 객체로 인식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예술의 현장, 그중에서도 고도의 신체적 몰입을 요구하는 한국무용의 무대 위를 응시하면 이러한 상식은 여지없이 무너집니다.무용수의 손에 쥐어진 장고는 더 이상 나무와 가죽으로 만든 악기가 아닙니다. 허공을 가르는 한삼 자락은 천 조각이 아니라, 팔목에서부터 우주의 끝까지 연장된 무용수의 신경계 그 자체입니다. 북을 가슴에 품고 .. 2026. 9. 2. 한국무용 속 사내 춤의 재해석: 한량무와 북춤에 나타난 남성성의 파열 (무용을사랑합니다) 금지된 선(線)을 넘어서: 한국무용 '사내 춤'의 탈가부장적 재해석과 남성성(Masculinity)의 파열1. 들어가며: 유교적 시선이 지운 남성의 몸, 그리고 그 균열우리는 흔히 한국 전통무용을 떠올릴 때, 하얀 소복을 입은 무용수가 한 맺힌 표정으로 살풀이 수건을 날리거나, 화관을 쓰고 정교한 궁중의 대형을 그리는 여성의 신체를 먼저 연상하곤 합니다. 조선시대 유교적 가부장제 질서 속에서 '춤추는 신체'는 철저하게 규제되었으며, 특히 남성의 몸은 학문과 정치를 담당하는 이성적 주체로서 춤이라는 유희적 공간으로부터 격리되어야 했습니다.물론 국가적 행사이거나 의례적인 차원에서 남성들의 춤(예컨대 처용무나 일무 등)이 존재했으나, 민간과 예술의 영역에서 전해 내려온 이른바 ‘사내 춤’(한량무, 북춤, 남성.. 2026. 8. 30. 이전 1 다음